아무것도 아닌 자
나를 규정할 그 어떤 것도 없는 자
정체성의 상실
그 무엇으로도 설명되지 않는 자
그 자유한 존재
그 깊은 평화
그 깊은 안심
'어떤 자'가되려 하지 말라.
내가 더 이상 아무것도 아닐 때
되려고 하는 어떤 것도 없을 때
비로소 크게 안도하게 될 것이다.
되려고 하고
하려고 하면
그것이 되기 위해
그것을 하기 위해
애써야 하고
그것이 되지 않을 때, 못했을 때
괴롭다.
하거나 되려는 것에
걸려 괴로워 지는 것이다.
물론 모든 것을 다하고
무엇이 되어도 좋지만
그것을 다 하면서도
거기에 집착하지만 않는 것이다.
하되 함이 없이 하는 것이다.
그랬을 때
지금 이대로
모든 것은 완전하다.
어디로 갈 것도 없고
되려고 할 것도 없으며
해야할 것도 없기 때문에
비로소 완전히 쉴 수 있다.
하되 함이 없이 하니
집착없이 하니
마음은 완전히 쉬면서도
또 삶 속에서 인연따라 주어진 일은
그 순간순간 반응하며 온전하게 해낸다.
내가 추구하는 특정한 '어떤 사람'이 되려고 할 때는
힘들게 노력해야 하고
그렇게 되지 않을 때 괴로움이 생겨나지만
지금 이대로가 되기를 바란다면
그것은 이미 완전형으로 지금 여기에 온전하다.
당신은 지금 여기에서
지금 이대로 이미 있지 않은가?
이것이 무엇이 부족한가?
'될'무엇도 없고
'할'무엇도 없다.
지금 이대로
충분하다.
----법상스님.